엣지있게 먹기-까칠하게

당뇨,고혈압 엣지 있게 먹기(1)
- 까칠하게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이 있듯이 습관을 고치는 것은 정말 어려운 과제이다. 마찬가지로 식습관을 바꾸는 일은 획기적인 동기가 있지 않는 한 정말 어려운 일임에 모두 동의할 것이다.

따라서 당뇨병 혹은 고혈압을 진단 받은 순간부터 머릿속에는 평생 먹어야 할 약 걱정과,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에 대한 걱정이 가득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바쁜 현대를 살고 있는 당뇨병이나 고혈압환자가 질병관리를 위해 식이요법을 전략적이고 계획적인 식사방법을 실천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 생각해보면 그렇게 만만한 일은 아니다.

이에 앞으로 3회에 걸쳐 당뇨·고혈압 환자가 질병관리를 하면서 쉽게 식이요법을 할 수 있는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는, 본인이 먹어야 할 식품들을 최대한 ‘거친 음식’으로, 즉 입에는 약간 까칠한 식품들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다.

거친 음식 이라고 해서 자연에서 채취한 식품들을 익히지 않고 먹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가공되지 않는 최대한 자연의 상태가 유지되도록 조리하여 섭취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다양한 나물들을 살짝 데쳐서 무쳐 먹거나 감자, 고구마를 그대로 익혀서 섭취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정제되지 않는 쌀, 즉 전곡류(현미, 귀리 등)을 섭취하는 것도 거친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거친 음식을 섭취하게 되었을 때는 혈당을 서서히 높이게 되고 따라서 인슐린도 적게 분비되어 혈당조절이 쉽게 된다. 

최근 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송윤주 교수팀이 한국인이 많이 먹는 식품 653가지를 선정한 뒤, 각 식품의 혈당지수를 분석한 후 대표식품을 정리하여 아래와 같이 발표하였다. 환자들이 선택할 식품은 가급적이면 혈당지수가 높지 않는 식품들이 될 것이다. 

<식품 100g당 혈당지수>
* 고혈당(70이상) : 당면(96), 쌀 음료(92), 찹쌀(86), 껌(85), 국수,가래떡,찹쌀떡(82), 피자,볶음밥,덮밥(80)

* 중혈당(56-69) : 건빵(69), 햄버거(66), 팝콘,식빵(65), 감자튀김,건포도(64), 탄산음료,고구마(63), 칼국수,크림빵,핫도그(62)

* 저혈당(55이하) : 옥수수(52), 라면(50), 팥떡,시루떡(48), 콩자반(47), 카스테라(46), 두유(44), 우유(30)


여러 연구결과에서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으로 구성된 식사는 당뇨병환자의 치료에 있어 혈당조절 개선효과가 증명되었으며, 식후 혈당의 감소, 인슐린 저항성의 개선, 이상지혈증의 개선 그리고 체중감소의 효과를 보여 당뇨병환자나 고혈압환자 모두에게서 심혈관질환의 예방도 기대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럼 오늘 저녁부터 현미 곡식으로 지은 잡곡밥과 각색 색깔을 가진 나물들로 이루어진 까칠한 상차림을 차려보면 어떨까?



글. 박유경 교수(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