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있게 먹기-알뜰하게

당뇨,고혈압 엣지 있게 먹기(2)
- 알뜰하게


IMF 구제금융 사태가 발생한 이듬해인 1998년, 대한민국 국민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기 위해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라는 뜻의 아나바다 운동이 등장하였다. 경제적인 이유로 시작되었지만 환경보호에도 매우 의미 있는 운동이어서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바자회에 자주 등장하는 코너가 되어 있다.

이 아나바다 운동을 경제적인 이유 말고도 영양적인 이유로 주방에서도 실현할 수 있을 것 같아 소개해보고자 한다. 식재료를 버리지 말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껍질 채 먹기, 기둥도 사용하기, 버릴 만한 재료도 다시보기 등이다.


1) 껍질 채 먹어보자

과일의 껍질에는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파이토케미컬)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당뇨 예방, 암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껍질 채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과일로는 사과, 배, 석류, 귤, 단감 등이 있다. 이러한 과일들의 껍질에는 쿼세틴, 베타카로틴이라는 항산화 물질이 과육보다 더 풍부하게 들어있어 항염, 항산화 기능을 하게 되며 특히 식이섬유도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혈당을 급격하게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포도의 껍질에는 플라보노이드, 안토시아닌 같은 물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껍질 채 먹는 것이 좋은데, 익숙하지 않은 경우에는 갈아먹는 것도 좋다. 

그 이외에도 레몬이나 오렌지껍질은 잘게 다져서 빵이나 쿠키를 만들 때 넣으면 새콤한 향을 낼 수 있으므로 활용 할 수 있을 것이다. 

 

2) 기둥도 사용하자

음식을 하다 보면 기둥을 버리는 채소들이 종종 있다. 대표적으로는 표고버섯, 브로콜리 그리고 양배추의 심지 등인데, 브로콜리나 버섯등은 특히 기둥을 잘 사용하여 섭취하면 좋다. 표고버섯 자체에 비타민 D가 많이 들어있어서 뼈건강에 좋고, 항암작용을 한다고 하니 깨끗이 씻어 볶음반찬을 하거나 찌개에 찢어 넣는 등으로 이용해 보면 어떨까? 브로콜리는 브로콜리 송이를 사용하고 굵은 기둥이 남는데, 이를 얇게 채 쳐서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으면 훌륭한 반찬이 될 수 있다. 물론 브로콜리에 들어있는 항암물질을 섭취하게 되는 것은 덤인 샘이다.

 

3) 버릴만한 재료도 다시보자

파뿌리, 멸치 대가리, 육수를 내고 남은 멸치, 무 꼬리, 양파 밑동, 다시마 줄기 등은 흔히 버리기 일쑤다. 이 식재료들을 바짝 말려서 모아두었다가 갈아서 천연 조미료로 사용하면 음식의 깊은 맛을 내는데 잘 사용될 수 있다. 

특히, 다시마는 국물을 우려내고 버리기 쉬운데 곱게 채썰어 국수 고명으로 활용하거나 채썰어 고추장, 식초, 설탕, 깨소금을 넣고 새콤 달콤하게 버무려 내면 또 한 가지 반찬으로 일품이다. 이외에도 다시마의 물기를 제거하고 썰어서 기름에 튀긴 후 설탕, 맛소금을 뿌리면 다시마튀각반찬이 되고, 귀찮으면 채 썰어서 부침가루에 넣어서 다시마 전을 해 먹을 수도 있다. 

다시마는 다이어트 변비개선 등의 기능에 이미 그 관심이 많은 식품이다. 다시마에 포함된 식이섬유인 알긴산은 장 운동을 촉진시키고, 대장에서는 유익균이 사용하여 장내 pH를 조절하는 역할도 한다. 그 외에도 칼슘과 마그네슘, 비타민, 단백질, 칼슘, 요오드 성분이 다량 함유가 되어있어서 신체 기능 조절에도 매우 중요하다. 

당뇨나 고혈압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식품들이 많고 건강기능식품들이 판매되고 있지만, 위에서 제시한 것처럼 주방에서 사용되고 있는 식재료들을 잘 활용하는 것이 사실 가장 쉽고도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간과하지 않길 바란다. 



글. 박유경 교수(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